안녕하세요.
"건물 하나 지으면 10년 늙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 늙음의 90%는 바로 '시공사와의 분쟁'에서 옵니다.
가장 흔한 패턴은 이렇습니다.
처음엔 최저가 견적을 제시하며
"사장님, 제가 책임지고 다 해드리겠습니다"라고 계약합니다.
하지만 공사가 시작되고 땅을 파자마자
"철근값이 올랐다", "설계가 바뀌었다"며 수시로 공사비 증액을 요구합니다.
안 주면요? 공사를 멈추고 유치권을 행사하겠다고 협박합니다.
이 지옥 같은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바로 '계약서'입니다.
오늘은 건축주가 '을'이 되지 않기 위해
반드시 챙겨야 할 계약서 작성 실무 팁을 알려드립니다.

'표준도급계약서'를 사용하지 않으면 무조건 손해
아직도 A4용지 한 장짜리 '견적서'만 믿고 공사를 맡기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는 "제 돈을 마음대로 가져가세요"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① 국토부 권장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
반드시 국토교통부에서 고시한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 양식을 사용해야 합니다.
이 양식에는 공사 기간, 지체상금(공사가 늦어질 때 받는 배상금), 하자 보수 기간 등
건축주를 보호하는 기본적인 조항들이 이미 다 들어가 있습니다.
시공사가 "저희 양식으로 하시죠"라고 해도 거절하고 이 표준 양식을 고집해야 합니다.
② 견적서가 아닌 '내역서' 첨부
"평당 400만 원" 식의 뭉뚱그린 견적은 위험합니다.
어떤 자재를(KS 인증품 여부), 얼마나(수량), 얼마에(단가) 쓰는지
상세하게 적힌 '산출 내역서'가 계약서 뒤에 반드시 별첨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자재를 몰래 싼 걸로 바꾸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추가 비용 폭탄 막는 '필수 특약' 3가지
표준계약서의 빈칸(특약 사항)에 이 문구들을 반드시 넣어야 합니다.
특약 1: "물가 변동으로 인한 계약금액 조정은 없다"
(핵심 문구)
"착공 이후 물가 변동(자재비, 인건비 상승 등) 및 시장 상황 변화를 이유로 공사비 증액을 요구할 수 없다."
이 한 줄이 없으면,
시공사는 "뉴스 보셨죠? 시멘트값 올라서 2천만 원 더 주셔야 합니다"라고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습니다.
(단, 설계 변경으로 인한 증액은 제외)
특약 2: "견적 누락에 대한 책임은 시공사에게 있다"
시공사가 견적을 짤 때 실수로 빠뜨린 항목(예: 정화조 공사비)을
나중에 청구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핵심 문구)
"본 계약은 설계 도면을 기준으로 하며,
시공사의 견적 누락이나 착오로 인한 추가 공사비는 시공사가 전액 부담한다."
특약 3: "공사 포기 시 타절 정산"
시공사가 부도가 나거나 도망갔을 때를 대비해야 합니다.
(핵심 문구)
"시공사의 귀책사유로 계약 해지 시,
즉시 현장을 비우고(유치권 포기),
기성고(공사 진행률)에 따라 7일 이내 정산한다."
돈 주는 타이밍이 '갑'을 결정한다
계약서만큼 중요한 것이 '대금 지급 스케줄'입니다.
① 선금(착수금)은 최소한으로
계약할 때 공사비의 30~50%를 달라고 하는 업체는 피하세요.
돈을 많이 주면 시공사는 나태해집니다.
선금은 10~20% 선이 적당합니다.
② 공사한 만큼만 준다 (기성금)
"이번 달 돈 주세요"가 아니라,
"골조 공사 끝났으니 확인하고 돈 주세요"가 되어야 합니다.
공정률(진행률)을 감리자(설계사무소)에게 확인받은 뒤,
딱 그만큼만 지급하는 '기성 불입' 방식을 고수해야,
시공사가 돈만 받고 도망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결론: 좋은 시공사는 꼼꼼한 계약서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우리 사이에 뭘 그렇게 깐깐하게 합니까?"라며
계약서 수정을 거부하는 시공사라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계약을 피하세요.
자신 있는 시공사는 오히려 명확한 계약서를 환영합니다.
계약서는 서로를 못 믿어서 쓰는 게 아니라,
끝까지 웃으며 헤어지기 위해 쓰는 '약속'입니다.
이 '특약' 몇 줄이 여러분의 수천만 원, 아니 10년의 수명을 지켜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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